흔히 해녀는 제주에만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부산 바다에도 해녀들이 있다. 사실 제주 다음으로 해녀가 많은 곳이 부산(2020년 기준 847명)이다. 자생적으로 생존을 위해 출현한 해녀도 있지만 제주도에서 건너온 이른바 ‘출향해녀’가 부산해녀의 산실이다. 19세기 말 일본 어선이 제주 연안까지 진출하면서 어장이 황폐해졌고, 1960~70년대 산업화 시기에 남해안에서 제주 해녀를 구했기 때문이다. 기장군 일광과 대변, 연화리에, 영도 태종대와 중리 및 하리 포구에, 남구 이기대와 오륙도, 수영구 민락동과 남천동, 그리고 우리 가덕도 천선과 대항마을 등에서 물질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해녀에게 바다는 생명의 터이자 놀이터이며 눈물의 터이다. 바다 위에서 물질 도구인 태왁 하나에 의지해 거친 숨을 참고 오리발을 차면서 물속을 쉴 새 없이 들락날락거리며 숨비소리를 내받는다. 해녀는 잠수병에 시달리면서도 물질을 멈추지 않는다. 부산의 해녀는 보존해야 할 소중한 역사·문화자산이지만 고령화되고 지원자가 줄어들면서 소멸할 위기에 처해 있다. (현재 60세 이상이 90%를 훌쩍 넘는다.) ‘영도해녀문화전시관’에는 제주도 출신 출향해녀가 영도에 기착하게 된 배경과 그들의 생활상을 담은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자료: 『다이내믹 부산』, 2020.9월호)